먼저 결론부터 적을게요. 대하는 껍질째 구워 먹더라도 등 쪽 내장을 빼지 않으면 비린맛이 남아요. 익히면 괜찮겠지 싶지만, 비린내의 원인은 껍질이 아니라 등을 따라 지나가는 검은 내장 줄이거든요. 9월에 대하철이 시작되면서 한 상자씩 사 오는 집이 많아지는데, 대하 손질법에서 순서를 하나만 바꿔도 맛이 꽤 달라져요.
수염 자르고 씻기만 하고 바로 굽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요. 그래서 이 글은 수염과 뿔 정리, 내장 빼는 위치, 찜이랑 소금구이 전에 달라지는 손질, 남은 대하 보관까지 순서대로 정리했어요. 비슷한 시기 제철 생선이 궁금하면 가을 전어 손질법도 같이 봐 두면 장 볼 때 편해요.
대하 손질법, 순서는 이렇게 잡으면 편해요
손질은 씻기 전에 마른 상태에서 시작하는 게 덜 번거로워요. 물에 먼저 담그면 미끄러워서 가위질이 어긋나기 쉽거든요. 순서는 아래처럼 잡으면 돼요.
- 주방 가위로 수염을 몸통 가까이에서 잘라요.
- 머리 위 뾰족한 뿔과 꼬리 위 물총(뾰족한 침)을 잘라요. 이 두 개가 입천장 찌르는 주범이에요.
- 등 쪽 내장을 이쑤시개로 빼요. 방법은 바로 아래에서 자세히 적을게요.
- 옅은 소금물에 흔들어 씻고 체에 밭쳐 물기를 빼요.
수염과 다리, 어디까지 잘라야 할까
수염과 뿔은 무조건 자르는 쪽을 권해요. 구울 때 타서 재처럼 떨어지고, 먹을 때도 걸리적거리기만 하거든요. 다리는 취향인데, 저는 구이용이면 그대로 둬요. 바삭하게 구워지면 다리째 씹는 맛이 있어서요. 찜이라면 지저분해 보이니 잘라내는 편이 낫고요.
씻을 때 물에 오래 담그지 마세요
대하는 물에 오래 담가 두면 살이 물을 먹어서 단맛이 빠져요. 옅은 소금물에 넣고 서너 번 흔들어 이물질만 떨어뜨린 뒤 바로 건지면 충분해요. 씻은 뒤에는 키친타월로 물기를 눌러 닦아요. 물기가 남으면 소금구이 할 때 소금이 튀고 껍질도 눅눅하게 익어요.
비린맛의 원인, 내장은 등 쪽 두 번째 마디에 있어요
이 글에서 하나만 기억한다면 이 부분이에요. 대하의 내장은 머리부터 꼬리까지 등을 따라 지나가는 검은 줄이에요. 몸통을 살짝 구부리면 마디 사이가 벌어지는데, 머리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 마디 사이에 이쑤시개를 얕게 찔러 넣고 천천히 위로 당기면 검은 줄이 딸려 나와요. 한 마리에 10초면 돼요.
중간에 끊겼다고 껍질을 벗겨서 다시 찾을 필요까지는 없어요. 옆 마디에 한 번 더 찔러 남은 줄을 마저 당기면 되고, 그래도 안 나오면 그 정도는 두고 익혀도 크게 거슬리지 않아요. 중요한 건 통째로 남기지 않는 거예요. 내장이 통으로 남은 대하는 익어도 씁쓸하고 흙내 같은 비린맛이 올라와요. 껍질째 굽는 요리일수록 이 차이가 크게 느껴지고요.
참고로 머리가 거뭇하게 변한 대하를 보고 상했다고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, 죽은 새우는 머리부터 색이 어두워지는 게 자연스러운 변화라 색만으로 단정하긴 어려워요. 냄새가 이상하거나 살이 흐물거리면 그때 정리하면 돼요. 9월 장바구니에 뭘 더 담을지 고민이라면 9월 제철 음식 활용 글에 같이 먹기 좋은 것들을 정리해 뒀어요.
찜이랑 소금구이, 손질이 어디서 달라질까
기본 손질은 같고, 마지막 한 단계가 갈려요. 표로 보면 이래요.
| 구분 | 찜 | 소금구이 |
|---|---|---|
| 물기 | 가볍게만 털면 돼요 | 키친타월로 확실히 제거 |
| 다리 | 잘라내면 깔끔해요 | 그대로 둬도 좋아요 |
| 간 | 따로 안 해요 | 굵은소금을 바닥에 깔기만 |
소금구이는 팬 바닥에 굵은소금을 넉넉히 깔고 그 위에 대하를 올려요. 소금은 간을 하는 게 아니라 열을 고르게 전하고 수분을 잡아 주는 역할이라, 대하 몸에 직접 뿌릴 필요는 없어요. 찜은 냄비 바닥에 물을 자작하게 두르고 김이 오른 뒤 넣어야 살이 퍽퍽해지지 않고요. 굳이 고르라면 저는 소금구이 쪽이에요. 껍질 벗기는 손은 바빠도 단맛이 제일 진하게 느껴지거든요.
다 못 먹은 대하, 어떻게 두는 게 맞을까
대하는 상하는 속도가 빠른 편이라 냉장은 하루 이틀 안에 먹을 때만 권해요. 손질을 마친 상태로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실 가장 찬 칸에 두면 돼요. 그보다 오래 둘 거면 처음부터 냉동이 답이에요.
냉동할 때는 물과 함께 얼려 보세요
손질한 대하를 밀폐용기에 담고 잠길 만큼 물을 부어 통째로 얼리면 공기가 차단돼서 냉동 특유의 마른 냄새가 덜 배요. 자리를 덜 차지하게 하려면 지퍼백에 겹치지 않게 펴서 얼려도 되고요. 해동은 냉장실에서 천천히 하거나 봉지째 찬물에 담그면 살이 덜 무너져요. 전자레인지 해동은 가장자리부터 익어 버려서 권하지 않아요. 가을 냉동실 정리를 겸하고 있다면 가을 햇밤 보관법이랑 냉장고 냄새 제거 글도 이어서 보면 좋아요.
손질하다 보면 궁금해지는 것들
Q. 내장을 못 뺐는데 그냥 구워 먹어도 되나요?
A. 먹어도 탈이 나는 건 아니에요. 다만 씁쓸한 비린맛이 남아서 대하 본래의 단맛을 많이 가려요. 구운 뒤에 껍질을 벗기면서 등 쪽 검은 줄을 걷어내고 먹으면 그나마 나아요.
Q. 머리는 떼고 손질하는 게 좋나요?
A. 구이나 찜이면 붙인 채로 익히는 쪽을 권해요. 머리에서 나오는 진한 맛이 있고, 구운 머리는 바삭하게 통째로 먹는 재미도 있어요. 튀김이나 볶음처럼 살만 쓸 요리라면 처음부터 떼는 게 편하고, 뗀 머리는 모아서 육수용으로 얼려 두면 버릴 게 없어요.
Q. 마트에서 산 흰다리새우도 손질이 같나요?
A. 같아요. 수염 정리, 내장 제거, 물총 자르기까지 순서 그대로 하면 돼요. 이름이 뭐든 등 쪽 내장을 빼는 게 핵심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아요.
Q. 이쑤시개가 없으면 뭘 쓰면 되나요?
A. 꼬치나 포크 끝처럼 가늘고 끝이 뾰족한 도구면 다 돼요. 등껍질을 가위로 살짝 갈라서 칼끝으로 긁어내는 방법도 있는데, 껍질째 구울 거면 모양이 벌어지니 이쑤시개 쪽이 깔끔해요.
한 줄로 눌러 담으면
수염과 뿔은 가위로, 내장은 두 번째 마디에 이쑤시개로, 씻는 건 소금물에 짧게. 이 세 가지만 지키면 껍질째 구워도 비리지 않은 대하가 돼요. 대하철은 길지 않으니까, 이번 주말 장보기 목록에 한 상자 올려 보세요. 손질에 익숙해지면 한 상자 정리하는 데 15분이면 충분해요.
써니힐
살림과 리빙을 직접 겪은 순서대로 기록합니다

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