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160℃에 3분. 명절 음식 데우기는 거의 다 여기서 시작합니다. 전이든 구이든 튀김이든 일단 이 조건으로 돌리고, 덜 됐으면 1분씩만 더합니다. 180℃ 넘게 올리는 순간 겉은 타고 속은 차가운 채로 끝나는데, 이미 한 번 익힌 음식이라 더 익힐 게 없어서 그렇습니다.
기종별 설명서를 찾아보면 ‘재가열’ 모드 온도가 160℃인 제품도 있고 180℃인 제품도 있습니다. 이 대목에서 한 번 막히는데, 명절 음식에 한해서는 낮은 쪽을 따라가는 게 맞습니다. 제조사 기본값은 냉동 생재료 기준으로 잡혀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.
음식별로 몇 도에 몇 분인가
아래 숫자는 공인 기준이 아니라 집 에어프라이어에서 쓰기 쉬운 시작 범위입니다. 기종·담는 양·냉장 시간에 따라 1~2분 더하거나 빼면 됩니다.
| 음식 종류 | 온도 | 시간 | 걸리는 지점 | 전자레인지가 나은 경우 |
|---|---|---|---|---|
| 전 (동그랑땡·고기전·호박전) | 160~170℃ | 3~5분 | 중간에 한 번 뒤집기. 200℃ 이상은 겉만 탐 | 양이 적고 바삭함 포기해도 될 때 |
| 구이 고기 (불고기·갈비·삼겹) | 150~160℃ | 4~6분 | 얇게 펴 담고, 끝부분이 마르면 호일 살짝 | 국물·양념이 많은 불고기 소량 |
| 튀김·강정·유과류 | 150~160℃ | 2~4분 | 설탕 코팅은 순식간에 탐. 짧게 보고 추가 | 거의 없음 (눅눅해짐) |
| 떡·송편·인절미 | 140~150℃ | 2~3분 | 물 한 스푼을 작은 그릇에 같이 넣거나 분무 | 촉촉함만 살릴 때 (젖은 키친타월과 함께) |
| 잡채·나물 (물기 적은 것) | 140℃ | 2~3분 | 오래 돌리면 질겨짐. 팬에 볶는 편이 나을 수도 | 소량·급할 때 |
| 국·찌개·탕 | — | — | 에어프라이어 비추천. 넘침·용기 변형 | 냄비나 전자레인지가 맞음 |
표대로 3분을 한 번에 돌리기보다 2분에 한 번 열어 보는 쪽이 덜 실패합니다. 가장자리부터 마르기 때문에, 가운데가 아직 차가워도 끝은 이미 딱딱해져 있는 경우가 생깁니다. 한 번 마른 전은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.
데우기 전에 보관 상태부터 봅니다. 상온에 오래 둔 국·반찬은 데워도 불안한데요. 보관 온도와 기한은 추석 남은 음식 보관 가이드 쪽에 정리해 뒀고, 식중독이 걱정되면 식품의약품안전처 안내를 함께 보면 됩니다. 갈비찜처럼 국물이 많은 요리는 애초에 손질이 달랐을 수 있으니 갈비찜 핏물 빼기·물 갈이 쪽도 한 번 훑어 두면 좋습니다.
제일 안 지켜지는 규칙, 한 겹으로 깔기
‘한 겹으로 깔라’는 말이 온도보다 더 지키기 어렵습니다. 바스켓이 작아서 동그랑땡 기준 대여섯 개면 차는데, 명절 뒤에 남는 양은 그것보다 훨씬 많습니다. 결국 겹쳐 담게 되고, 겹친 부분은 열풍이 안 닿아서 가운데만 미지근하게 나옵니다. 두 번에 나눠 돌리는 게 결국 더 빠릅니다.
혼자 한 접시만 먹을 때
예열 3분 → 전·구이만 한 겹 → 160℃ 3~4분 → 바로 접시. 국은 따로 냄비나 전자레인지로 올립니다. 혼자면 양을 줄이는 게 먼저라, 전을 다 깔지 말고 먹을 만큼만 꺼내는 쪽이 덜 마릅니다.
아이 있는 집
아이 입에 들어가기 전에 가운데를 한 번 눌러 봅니다. 겉만 뜨겁고 속이 미지근한 상태가 생각보다 자주 나오는데, 그럴 땐 1~2분 더 돌립니다. 튀김·강정은 설탕이 다시 녹아 끈적해지니 작게 잘라 온도를 확인하는 편이 마음 편합니다. 떡은 에어프라이어보다 젖은 키친타월에 싸서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쪽이 덜 딱딱합니다.
손님 온 다음날
손님 앞이면 바삭함 차이가 바로 티가 납니다. 전·구이·튀김만 에어프라이어로 돌리고 국·나물은 냄비·팬으로 나누면 동선이 짧아집니다. 연휴 뒤 기름때까지 손이 간다면 가스레인지 그릴·기름때 청소 순서를 따로 잡고, 세탁기 쪽은 패킹·필터 청소에 모아 뒀습니다.
에어프라이어에 넣지 않는 편이 나은 것
- 국·찌개·탕처럼 국물이 많은 음식 — 넘침·용기 변형 위험이 큽니다.
- 생크림·마요·연한 소스에 버무린 나물 — 분리되거나 기름이 뜹니다.
- 이미 바짝 마른 전·튀김 — 낮은 온도로도 더 퍽퍽해집니다. 팬에 물 한 스푼 넣고 뚜껑 덮어 데우는 쪽이 낫습니다.
- 호일로 바스켓을 꽉 막은 상태 — 열풍이 안 돕니다. 바닥만 살짝, 여유를 둡니다.
전자레인지가 틀린 도구는 아닙니다. 국물 음식, 촉촉한 떡, 급하게 한 그릇만 데울 때는 전자레인지가 더 맞습니다. 에어프라이어는 바삭함을 되살리고 싶을 때 쓰는 도구로 두면 됩니다.
데우기 전 한 번만 점검
냉장고에서 꺼내자마자 고온에 넣으면 겉과 속 온도 차이가 커집니다. 가능하면 10~15분 상온에 두거나, 키친타월로 물기만 닦고 시작합니다. 전 기름이 많이 남은 건 한 번 눌러 빼고, 양념 국물이 흐르는 구이는 받침 트레이를 깔면 청소가 훨씬 덜합니다. 냄새가 이상하거나 보관 기한이 애매하면 데우지 말고 버리는 쪽이 맞습니다.
데우다 헷갈리는 점
Q. 에어프라이어에 넣었는데 왜 더 퍽퍽해졌나요?
A. 온도가 높거나 시간이 길었을 확률이 높습니다. 이미 익힌 음식은 160℃ 전후·짧은 시간으로 시작하고 1분씩 더하세요. 바스켓을 가득 채워도 겉만 마릅니다.
Q. 전과 구이를 같이 넣어도 되나요?
A. 두께가 비슷하면 됩니다. 두꺼운 갈비와 얇은 호박전을 같이 넣으면 한쪽이 먼저 마릅니다. 두꺼운 쪽을 1~2분 먼저 돌리고 나중에 합치세요.
Q. 떡은 에어프라이어와 전자레인지 중 뭐가 낫나요?
A. 촉촉함만 살릴 거면 젖은 키친타월+전자레인지가 실패가 적습니다. 겉을 살짝 굽고 싶을 때만 140~150℃에서 2~3분, 물기를 옆에 두고 짧게 보세요.
Q. 국물 음식도 전용 용기에 담으면 되나요?
A. 가능하다고 적힌 용기가 있어도 넘침·청소·균일 가열 면에서 냄비나 전자레인지가 훨씬 낫습니다. 명절 국·찌개는 건너뛰는 걸 권합니다.
남은 변수는 기종입니다. 같은 160℃라도 바스켓형과 오븐형은 열이 도는 방식이 달라서, 첫 한 번은 시간을 짧게 잡고 열어 보면서 자기 집 기준을 찾는 수밖에 없습니다. 한 번 잡아 두면 다음 명절에는 그대로 쓰면 됩니다.



